푸틴, ‘74명 사망’ 수송기 추락에 첫 언급... “고의든, 실수든 우크라의 범죄”

2024. 1. 27. 17:44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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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국립해양기술대학 발전 방안 논의를 위한 정부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추락해 탑승자 74명 전원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군 수송기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의해 격추됐다”고 26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지난 24일 발생한 이 사건 추락 경위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책임 공방이 격화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관련 발언을 내놓은 건 처음이다.


푸틴 “우크라, 자국 포로 탑승 알고도 공격”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특별군사작전’에 참가한 학생들과 만나 “고의였는지 실수였는지 모르지만, 그들(우크라이나)이 했다는 건 확실하다. 어떤 경우든 범죄”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정권이 자국 포로 수십 명의 탑승 사실을 알고도 공격한 것이라면서 “자국민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군 수송기 추락은 우크라이나 책임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앞서 러시아는 24일 오전 11시 15쯤 자국 공군 일류신(IL)-76 수송기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벨고로드에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가 쏜 미사일 때문이며, 이로 인해 해당 항공기에 타고 있던 우크라이나 포로 65명과 러시아인 9명(승무원 6명, 호송 요원 3명) 등 74명이 모두 사망했다는 게 러시아의 입장이다.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 포로의 탑승을 증명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의 ‘정보전’이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미사일 발사 여부에 대해선 명확히 언급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선 러시아가 진실 공방에서 우위를 차지한 분위기다. 일단 사고기 잔해가 러시아 영토로 떨어졌기 때문에 ‘증거물’을 내세우기가 훨씬 유리하다. 실제 러시아 수사위원회는 이날 “수송기를 격추한 대공 미사일의 발사 위치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의 립치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추락 현장에서 우크라이나 포로의 개인 문서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추락 5분 전, 우크라 영토서 미사일 2발 발사 기록”

푸틴 대통령마저 직접 나서 우크라이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수송기 추락 당시 벨고로드 지역에서 러시아 방공망이 작동했다’는 우크라이나 발표에 대해 그는 “러시아 방공망엔 ‘아군 또는 적군’ 시스템이라는 안전장치가 있다. 운영자가 아무리 발사 버튼을 눌러도 (아군을 상대로는) 방공망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오인 사격 가능성을 일축한 셈이다. 우크라이나군이 방공 시스템 작동 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고 폄하하기까지 했다.

우크라이나의 책임이 증명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피력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사고 당일 오전 11시 10분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에서 미사일 2발이 발사됐다는 기록이 있다”며 향후 2, 3일 안에 미사일 기종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산 또는 프랑스산일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덧붙였다.

추락 항공기의 블랙박스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 사실을 전하면서 “이번 범죄에 관한 모든 상황을 최대한 공개해 달라고 수사위원회에 요청해 우크라이나인들도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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