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2. 16:53ㆍ경제
한국인들의 명품 사랑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8조6000억원 규모로 집계돼 전 세계에서 7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 세계 명품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1인당 명품 소비액이 가장 많은 나라도 한국이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분석한 지난해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2만원)로 미국(280달러)과 중국(55달러)을 훌쩍 웃돌았다.
이에 한국에 진출한 명품 브랜드의 실적도 고공행진했다.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의 지난해 매출은 3조9337억원으로 4조원에 육박했다. 3사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28%에 달했다.
명품이 대중화되면서 명품을 처음 접하는 시기 또한 점차 빨라지고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명품 소비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명품을 처음 접하는 시기 대부분이 20대 직장인(45.6%)과 대학생(35.8%) 때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10대 때 명품을 처음 접하는 비율도 낮지 않았다. 고등학생(26.0%)은 물론 중학생(17.6%), 초등학생(11.7%)의 비율도 상당히 높았다. 구매력이 타 연령대에 비해 낮은 10대들이 어렵지 않게 명품을 소유·구매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유튜브 등에서는 10대 명품 구매 브이로그나 하울 콘텐츠가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영상의 조회 수는 수만회에서 수백만회에 이를 정도다. 이들은 주로 비싼 호텔과 음식점 등을 다니며 자신의 명품 가방이나 옷, 신발 등을 보여준다. 또 직접 구매한 명품 제품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명품 브랜드가 사랑한 K팝 스타…10대 관심도 ↑
명품을 접하는 연령대가 낮아진 이유로는 'SNS'가 꼽힌다. 젊은층 상당수가 인스타그램 등 SNS 계정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동시에 명품을 걸친 유명인들의 모습을 자주 접한다. 이 과정에서 명품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커지며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이 선망하는 K팝 스타들이 명품 브랜드의 앰버서더(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10대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현재 아이돌 그룹 뉴진스 멤버 전원은 버버리, 디올 등 유명 럭셔리 브랜드의 명품 앰버서더로 활동 중이다. 블랙핑크 역시 샤넬, 셀린느 등의 앰버서더로 활약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명품 브랜드의 앰버서더 마케팅이 청소년들에게 과소비를 부추기고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일으킨다는 지적 때문이다.
일부 학부모들도 10대 자녀들의 명품 사랑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학교 3학년 아들을 키운다고 밝힌 한 주부는 인천 지역 맘카페를 통해 "아들이 브랜드나 명품에 관심이 커지는 것 같다"며 "비싼 운동화를 산다고 해서 안 된다고 했더니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그 신발을 사겠다고 한다. 이럴 때 그냥 사라고 해야 하는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2030년, MZ세대가 명품 80% 소비할 것" 전망도
한편 1020세대의 명품 사랑은 한국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럭셔리 브랜드 소비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일각에서는 2030년이면 포스트 MZ세대(1980년대 초∼2010년대 초 출생)가 명품 대다수를 소비하는 주축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보고서를 발표해 "2030년까지 (MZ세대와 그 이하의) 젊은 세대가 전 세계 고급 패션브랜드 매출의 8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업체는 'Z세대'와 그 이후 출생한 '알파' 세대(2010년 이후 출생)의 소비 비중이 2030년이면 명품 소비 계층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체는 "SNS와 온라인 판매 사이트의 확산으로 어린 나이에 명품을 소비하는 경향은 알파 세대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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