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1. 12:46ㆍ경제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인적분할을 통해 건설부문 매출 비중이 80%를 넘는 건설기업으로 재단장했다. 수입차 판매 및 오디오 유통사업이 떨어져 나가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우발채무 노출이 더욱 커졌다.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 인지도와 점유율을 극복하기 위해 건설부문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글로벌의 시장 점유율은 1%대로 알려져 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2022년 16위에서 2023년 19위로 세 단계 낮아졌다.
업계는 인적분할 이후 변동성이 큰 건설사업의 완충 역할을 해온 유통부문이 떨어져 나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공사 원가 상승으로 인한 영업수익성 저하가 이어지는 시기에 분할이 이뤄져 우발채무 부담이 더욱 확대됐다는 의미다.
대전 봉명동 사업장 본PF 전환 '관건'
2023년 3분기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PF 관련 보증 잔액은 3923억원이다. 여기에 책임준공 미이행시 채무인수 약정 1조2262억원을 포함하면 우발채무는 1조6000억원을 웃돈다.
코오롱글로벌은 이 중 분양률이 80%를 넘은 안정적인 사업장이 절반 이상이라고 밝혔다. 우발채무 금액 1조6185억원 중 51%인 8400억원은 현재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업계에서 추산하고 있는 1조원 규모의 PF 보증 금액 중에선 이미 100% 완공이 된 사업장 관련 보증도 포함돼 있다"며 "순조롭게 주택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것처럼 위험도가 높은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주시하는 건 미착공 현장 관련 보증 위험이다. 코오롱글로벌에 따르면 미착공현장 관련 PF 보증은 6000억원대에 달한다. 1700억원 가량의 코오롱글로벌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 대비 3.5배 수준이다.
이들 사업장의 본PF 전환 여부가 올해 코오롱글로벌의 유동성 관리의 핵심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현재 코오롱글로벌의 미착공 사업장 가운데 위험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곳은 대전 유성구 봉명동 오피스텔 개발 현장이다.
코오롱글로벌은 봉명동 오피스텔 개발을 위해 각각 1400억원, 1100억원의 자금보충과 채무보증을 실행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미착공 사업장의 경우에도 현재 여러 금융회사와 본PF 전환 논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라며 "일부 현장은 본PF 전환이 임박한 만큼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연내 미착공 현장의 브릿지론을 모두 본PF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코오롱글로벌은 2월부터 봉명동 오피스텔 공사를 시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본PF 전환을 통해 자금 조달을 마무리 짓고 첫삽을 뜨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분양 리스크 잔존, 물류센터 인수 사례도
분양 리스크 역시 중요한 위험 요인 중 하나다. 주택 부문은 아니지만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광주 도척물류센터 준공 이후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1450억원에 해당 물류센터를 인수해 현재 운용 중이다.
업계는 이처럼 준공 후 미분양이 장기화할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PF 리스크가 발생한 건 아니지만 준공 후 인수자를 찾지 못해 코오롱글로벌이 직접 물류센터를 인수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의 미분양 리스크가 가장 높은 사업장으로 꼽히는 곳은 대전 선화동 주상복합 개발 사업 현장이다. 대전지역은 올해 1만3000여가구의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있어 공급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말 분양에 나선 '도마포레나해모로', '힐스테이트가양더와이즈' 청약에서도 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전 중구 선화동 106-1일원에 지어지는 '대전하늘채스카이앤그라운드'의 분양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1월 중 해당 단지의 분양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전 봉명동 사업장과 함께 규모가 큰 사업장이 선화동 사업장이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밖에 부산 연제구 연산동 '연산하늘채엘센트로', 경기 안양 '평촌센텀퍼스트', 경기 수원 권선구 '매교역팰루시드', 경북 구미 '구미인동하늘채디어반2차', 서울 마포구 '마포하늘채더리버' 등을 분양한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지역 사업장의 경우에도 우수한 입지 선정을 통해 분양 위험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최근 인근 지역 분양에서 청약 성과도 좋아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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