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 출시 이후 처음 있는 일…하이트진로 '중대 결단'

2023. 12. 18. 19:31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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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소주 출고가 10.6% 내린다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내년 1월 1일부터 ‘참이슬’ 등 소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10.6% 인하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정부가 국산 소주 등 증류주에 부과하는 세금을 낮춘 데 따른 ‘자동 효과’다.

 

 

 

이번 인하로 참이슬 360mL 출고가는 1247.7원에서 1115원으로 132원가량 낮아지고, 진로(360mL) 출고가도 1197.9원에서 1070원으로 약 127원 싸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소주인 일품진로 역시 9400원에서 8400원대로 내려간다. 하이트진로가 소주 출고 가격을 내리는 것은 참이슬을 출시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출고가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국세청은 지난 17일 국산 소주의 기준판매비율을 22%로 정했다. 수입 주류는 판매비용과 이윤이 붙기 전인 수입 신고가에 세금을 매기지만, 국산 주류는 제조원가에 판매비용과 이윤을 더한 반출 가격에 세금을 매겨 역차별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국산 증류주의 공장 원가에서 기준판매비율만큼 빼고 나머지에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가령 참이슬 한 병의 공장 원가인 586원에 기준판매비율 22%를 할인하면 과세표준은 129원 줄어든다. ‘처음처럼’ ‘새로’ 제조사인 롯데칠성음료도 이날 소주 출고가를 2.7~4.5% 인하했다. 다만 정부 의도대로 소주 출고가 인하가 식당 판매가격 연쇄 인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출고가 올린지 52일 만에 인하
정부, 稅 낮춰 물가 잡겠다지만…식당·주점가격 내릴지 미지수

정부가 소주에 적용하는 과세표준을 변경하면서까지 가격 인하에 집착하는 것은 ‘서민의 술’이라는 소주의 특성 때문이다. 원자재값이 워낙 가파르게 상승해 하이트진로 등 제조사의 출고가를 계속 억누르기 어렵자 세금을 낮춰서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9일 소주 출고가(참이슬 360mL 기준)를 기존 1166.6원에서 1247.7원으로 인상했다. 1년9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었다. 소주업계 1위 기업이 출고가를 올리면서 ‘소주값 7000원(음식·주점 판매가)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파다했다. 통상 출고가가 100원 오르면 음식점과 주점 판매가는 그 10배인 1000원 뛰는 것이 주류업계의 관행이다.

정부가 발빠르게 과세표준을 조정하면서 하이트진로가 내년 1월부터 출고가를 1115원으로 다시 내리기로 한 만큼 식당 소주값 상승 요인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번 자극받은 음식점 소주값이 현재보다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하이트진로가 2015년 11월 참이슬 출고가를 5.62% 인상한 이후 2019년 4월까지 3년 넘게 제품 가격을 동결한 시기에도 식당 주인들은 소주 가격을 병당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렸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음식점주들로선 주요 메뉴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은 데다 배달 수수료까지 더해져 주류에서 이익을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매상들이 정부 정책에 동조할지도 미지수다. 주류도매업중앙회는 이번주 소주 도매가 인하 방침을 밝힐 예정이라지만, 회원사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주류 출고가보다 식당 판매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주류 판매가격을 출고가의 세 배 안팎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출고가가 병당 1100~1200원이면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하더라도 판매가는 4000~5000원 수준이 적정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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