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증가에도 부동산 경기 악화로 쪼그라든 가구 자산

2023. 12. 8. 11:14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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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통계청

 

가구별 자산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부동산 시장 경색으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 때문이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의하면 가구당 평균자산은 5억2727만원으로 지난해 5억4772만원 대비 3.7% 감소했다.
 
금융자산은 1억2587만원으로 3.8% 증가했지만, 실물자산이 4억140만원으로 5.9% 감소한 것이 컸다.
 
2012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구 자산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실물자산 감소의 주된 원인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다.
 
통계청 박은영 복지통계과장은 "실물자산의 부동산이 전체적으로 하락하면서 그 영향이 가장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조사) 기간 상으로 보면 2022년 3월에서 2023년 3월까지의 흐름이니까 (부동산의) 2022년에 하락된 영향분이 많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금융부채가 조사 개시 후 처음으로 줄어들었음에도 실물자산의 감소 폭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순자산 감소 폭도 -4.5%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4억5602만원이던 가구당 순자산은 올해 4억354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금융부채는 6694만원으로 1.6% 감소한 반면, 임대보증금이 2492만원으로 5.3% 증가하면서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86만원을 기록하며 0.2% 증가했다.
 
다만 소득이 가장 적으면서, 전체 부채액 중 비중이 44.9%로 가장 높은 소득 1분위에서의 부채 증가율이 22.7%로 높다는 점은 채무 부실화의 우려를 낳고 있다.
 
1분위의 부채 증가율 22.7%는 2023년 26%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실물자산과 순자산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가구의 소득은 6762만원으로 4.5% 증가했다.

소득의 종류별로는 노동 없이 정부나 기업 등에서 받는 공적이전소득을 제외하고는 모두 증가세를 이어갔다.
 
근로소득이 4390만원으로 6.4% 늘어났고, 사업소득이 1206만원으로 4.0%, 재산소득 436만원으로 2.5%, 사적이전소득이 106만원으로 2.7% 각각 증가했다.
 
세금과 보험료 등 가구의 비소비지출 증가율은 8.1%로 소득 증가율을 상회했다.
 
고금리 지속으로 인해 이자비용이 247만원을 기록하며 18.3%의 증가율을 보였다.
 
공적연금·사회보험료 지출도 433만원으로 8.2% 늘어났으며, 세금이 416만으로 4.1%, 가구간 이전지출이 141만원으로 2.7%, 비영리단체이전지출이 43만원으로 12.0% 각각 증가했다.
 
이로 인해 처분가능소득은 5482만원으로 지난해 5285만원 대비 3.7% 증가하며 같은 기간의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소득분배 지표 중 하나인 지니계수는 2021년 0.329에서 지난해 0.324로 0.005 낮아지며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함을 의미한다.
 
소득 최상위 20%인 5분위의 평균소득을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도 같은 기간 5.83배에서 5.76배로 낮아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인구의 비중을 가리키는 상대적 빈곤율은 14.8%에서 14.9%로 0.1%p 상승했다.
 
특히 66세 이상인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7%로 0.4%p 증가하며 40%에 육박했다.
 
박은영 과장은 "빈곤선 자체는 올라갔는데 빈곤선 근처에 있는 인구의 (소득)증가율이 거기에 미치지 못해 소득 5분위 배율은 좋아졌지만 상대적 빈곤율은 전년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며 "전체 인구에서는 1분위의 소득 증가율이 더 높았지만, 은퇴 연령층에서는 5분위의 소득증가율이 더 높게 나타나 전체 인구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말 기준 가구주의 예상 은퇴 연령은 68.1세이지만, 실제로 은퇴한 연령은 62.7세로 나타났다.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 83.0% 중 가구주와 배우자의 노후 준비상황이 잘 돼 있는 가구는 7.9%에 불과했다. 잘 돼 있지 않은 가구는 53.8%였다.
 
가구주가 은퇴한 가구 중에도 생활비 충당 정도가 여유 있는 가구는 10.5%로, 부족한 가구 58.4%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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