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머리 돌로 17차례나 가격, 대체 왜?…이재명 습격 따라했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에서 중학생으로부터 습격을 당했다. 만 14세 A군은 손에 돌을 들고 약 18초간 배 의원의 머리를 17여차례 가격했다. 배 의원은 머리에 1㎝ 크기의 열상을 입어 봉합 수술을 받은 뒤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미성년자인 A군이 왜 배 의원을 습격했는지 범행 동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 의원을 공격한 A군은 사건 현장 인근 중학교에 재학 중인 만 14세 학생으로 밝혀졌다. 검거 당시 A군은 자신을 촉법소년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이 기준으로 A군은 촉법소년에 해당하지 않는다.

A군은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범죄소년'으로 분류돼 형사처벌 대상자다. 다만 사안이 중대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소년보호재판을 통해 소년원 입소나 보호시설 감호 등 보호 처분을 받게 된다.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범죄자 신상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5일 A군을 현장에서 체포한 직후 보호자 입회하에 조사한 뒤 26일 새벽 응급입원 조치했다. 응급입원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자·타해 위험이 있어 사정이 급박할 경우 정신의료기관에 72시간까지 입원시킬 수 있는 제도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점과 현재 건강 상태 등을 고려했다"며 "향후 범행동기 등을 면밀히 조사하는 등 엄정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군과 그의 부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기에 대해서는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군이 범행 전 "배현진 의원이냐"고 물은 뒤 돌을 꺼내 들었다는 점, 40여분간 현장 인근을 배회하다가 범행을 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A군은 지난 25일 오후 5시10분쯤 개인 일정으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빌딩을 방문한 배 의원에게 접근,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시냐"고 여러 차례 물어본 뒤 돌을 들어 배 의원의 머리를 17회 가까이 내리쳤다.

특히 A군은 같은 날 오후 4시35분쯤 사건 현장 근처 CCTV(폐쇄회로TV)에 포착됐다. 이후 인근을 15분간 배회하다 해당 건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A군이 모방 범죄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3주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습격한 김모씨(67)의 범죄 당일 행적과 A군의 행적이 유사해서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아직 수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특정 정치인을 스토킹해서 일정 등을 확인하고 주변을 배회하고 공격까지 한 일련의 행태들이 이 대표 사건과 어느 정도 유사하다"며 "해당 사건에서 범행 동기를 얻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보통의 학생이라면 범죄를 저지른 후 자신을 촉법소년이라 주장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특히 배 의원이 공개된 일정이 아닌 개인 일정을 소화하는 데 배 의원을 표적으로 삼아 범행했다면 계획 범행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왜 이렇게 잔인하게 범행?…"평소에도 정치 관련 글 올려"

 

배 의원실이 공개한 CCTV 영상을 살펴보면 A군은 배 의원이 머리를 맞고 바닥에 쓰러지는 데도 계속해서 돌로 공격한다. 배 의원이 도움을 요청해 나온 한 식당 직원이 A군을 말렸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고 배 의원의 머리를 내리쳤다.

A군의 친구들은 그가 평소 정치 관련 글이나 영상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단체 채팅방에 올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은 "A군이 초등학교 때 여학생들에게 돌을 던지고 스토킹해 학교에서 소동이 난 적이 있고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여학생의 화장품을 뺏어가기도 했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

이에 A군이 정치적 성향 등으로 인해 배 의원에 대한 적개심을 품게 돼 범행에 이르게 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강남서 관계자는 "A군이 미성년자임을 감안해 수사 사항과 신상정보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