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7. 17:58ㆍ경제
올 하반기 공채 채용 시즌이 다가왔지만 정보기술(IT)업계 채용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인공지능(AI) 개발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증가하면서 IT 업계가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를 크게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력직 채용을 우선시하는 문화와 접수 마감 기한이 없는 '상시 채용'이 확산되면서 채용 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어디서 경력 쌓나요"…줄어드는 신규 채용에 취준생 '눈물'= 7일 사람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IT 채용 공고 중 신입 모집 공고는 4%에 불과했다. 반면 경력 모집 채용 공고 비중은 지난해 2분기 47%에서 1년 새 5%포인트(p) 높아졌다.
실제로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들도 신규 채용 인원을 계속 줄이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 신입 공채를 뽑았다. 지난해 상반기 세 자릿수 채용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든 규모다. 네이버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채용 인원은 2021년 838명, 2022년 599명, 2023년 231명으로 매년 줄어들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반기 신입 공채 채용 계획은 따로 없다"면서 "수시 채용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도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 신입 공채를 하지 않는다. 카카오 신규 채용 인원도 2021년 994명, 2022년 599명, 2023년 231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네이버, 카카오만의 현상이 아니다. 그렙이 최근 기업관계자 64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개발자 채용 및 평가 동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반면 올해 채용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한 비율은 34%에 달했다. 채용을 줄이려는 기업이 늘리려는 기업보다 약 3배 많은 셈이다.
올해 하반기 신입 채용을 하는 기업들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매년 하반기에 신입 채용을 세 자리수 단위로 했지만, 올 하반기에는 두 자리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입보다는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업황 악화에 비용 문제까지…"기존 인력으로 충분"=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이유로는 비대면 특수가 끝나 경영이 위축되고, 경 침체까지 이어지면서 업황이 악화된 것이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업황 자체가 둔화한 데다 AI 발달 등으로 과거처럼 대규모 인재를 채용할 필요성이 떨어지는 추세다.
IT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 디지털 전환(DX)으로 인해 IT 인력 수요가 급증하였으나, 개발자 수가 충분하지 않아 신규 채용을 대폭 확대했었다"면서 "최근에는 IT 업황 부진과 더불어 개발자 수가 충분히 증가해 경력 인력만으로도 수요를 채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IT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빅테크를 중심으로 IT업계 직무의 채용 공고가 26% 감소했다. 맥킨지앤컴퍼니는 "이는 글로벌 채용 공고 감소율인 17%보다 높은 수치"라며 "이런 채용 감소는 기업들의 비용 절감 노력과 매출 성장 둔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IT업계의 신규 채용 급감으로 신입 개발자들이 취업 기회를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염흥렬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신입 직원을 장기적으로 양성해 활용하는 채용 패턴이 주류였지만, 현재는 신입을 채용해도 이직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다"면서 "특히 IT 기업들이 신규 사업을 활발히 할 때는 인력을 더 많이 뽑지만, 최근 경영환경이 좋지 않다 보니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는 신입 인력들이 일자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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