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8. 17:52ㆍ경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최근 시장에서 예상해온 6월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지속되는 데다 고용시장까지 탄탄한 흐름을 보이면서 금리 인하 신중론이 대두되면서다. 일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간부들은 되레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미국의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7일(현지시간) 연내 3차례로 예상됐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한 상황에서 유가 상승까지 진행되고 있어서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의 3월 실업률은 전월보다 0.1%포인트(p) 감소한 3.8%였다. 비농업 일자리는 30만3000건이나 늘어 고용시장까지 탄탄한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장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진단이 나온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6월 통화정책에 대한 처방전을 내놓고 싶지 않다”면서도 “현 상황에서는 (6월) 금리 인하가 부적절한 행동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준 의원들의 발언도 금리 관련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지난 5일 싱크탱크 맨해튼 인스티튜트 주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멈추거나 반등하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높여야 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횡보하면 금리 인하 필요성에 의문이 생길 것”이라고 말한 직후 나온 매파적 발언이다.
월가에서는 미국의 첫 금리 인하 시기를 일러도 9월, 늦으면 내년 4월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자산운용사 페이덴&라이젤의 제프리 클리블랜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6월 인하는 불가능하고 아마 9월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의 아디트야 바베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6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하지 못하면 내년 3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국내에서도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10회 연속 동결이다. 농산물 가격이 높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아직 한은의 목표 수준인 2%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예상에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8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원 오른 1353.2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고점을 또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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