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생존율 겨우 15.9%…"초음파 괜찮대" 방심하다 '이 암' 놓친다

2024. 2. 13. 22:02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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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은 배 안쪽, 위장의 뒤쪽에 있는 15㎝ 정도의 가늘고 긴 장기다. 십이지장으로 소화액인 췌장액을 내보내고,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등 호르몬을 혈관으로 분비하는 내·외분비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이곳에 암이 생기는 췌장암은 매우 고약한 암으로 손꼽힌다. 5년 생존율이 평균 15.9%로 전체 암 생존율(72.1%)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초기 별다른 증상이 없는 데다 재발 확률이 높고 쉽게 전이되는 특성 때문이다. 아직 발병 원인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민석기 이대서울병원 암센터장(외과)은 "췌장암은 흡연, 음주, 고지방 식단, 비만과 당뇨병 환자에서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며 "췌장암은 가족력이 있는데 설령 가족 중 환자가 없더라도 위험인자를 가졌다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췌장암은 최근 식습관과 생활 습관 변화 등으로 인구 10만명당 환자가 10명 이상으로 서양만큼 발병률이 높아졌다. 진행 속도가 빠른 만큼 작은 이상이라도 미리 파악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 암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증상이 약간씩 다른데 특히 50대 이상에서 △식사 후 등 쪽으로 퍼지는 윗배 통증 △눈이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이 진해지는 황달 △피로 △구역 △구토 △이유 없는 급격한 식욕과 체중감소 △갑작스러운 당뇨병 발병 등 증상이 나타나면 췌장암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이대서울병원 외과 민석기 교수.

췌장암의 유일한 완치 방법은 수술이지만 너무 늦으면 수술 자체가 어렵고 전이될 위험도 크다. 애초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 중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비율은 30% 미만에 그친다. 절제가 어려운 단계일 때는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6개월에 불과하다.

정부는 국가 암 검진 사업을 통해 6개 암종에 대한 조기 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은 만 20세 이상에서 2년, 유방암은 만 40세 이상에서 2년 주기로 권고된다. 위암은 40세부터, 대장암은 50세부터 각각 2년과 1년 주기 시행을 권한다. 간암, 폐암도 검진 사업에 포함돼 있다.

 

사진=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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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췌장암은 검진 사업에 포함되지 않아 자비를 내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래도 발병 위험이 높거나 가족 종 췌장염·췌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또 과거 건강검진에서 췌장염이나 췌장 낭종 등이 발견됐다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민석기 센터장은 "췌장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빠른 수술"이라며 "평소 췌장암 위험 인자를 많이 가졌거나 의심 증상이 약간이라도 있다면 건강검진 시 비용을 들이더라도 복부 초음파나 CT 등 영상 검사를 반드시 추가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 센터장은 "환자의 편의를 위해서는 복부 초음파가 좋지만, 췌장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복부 CT 촬영이 필요하다"며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복부 초음파를 시행하고, 여기서 이상 소견이 있거나 고위험군일 경우 복부 CT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췌장암의 60~70%는 췌장머리에서 발생하는데 십이지장에 둘러싸여 있고 뱃속 더 깊숙한 곳에 있어 꼬리 쪽보다 상대적으로 복부 초음파로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진행성 췌장암이라도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보존적 치료 등 시도해볼 수 있는 처치는 점차 늘고 있다. 민 센터장은 "췌장암 진단을 받았더라도 수술로 절제가 가능한 경우도 있는 만큼 너무 크게 걱정하지만 말고 최대한 빨리 간담췌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처치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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