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신호 왔다" 엔저 끝?…엔화 가치 4개월 만에 초강세

2023. 12. 8. 19:13경제

반응형
SMALL

 

지난달 서울 명동에 있는 한 환전소 앞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전날 종가보다 약 4% 급락해 141.7까지 떨어졌다(엔화 가치 상승). 엔화 가치가 지난 8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달 엔화 가치가 33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이 여파로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18.5원 오른(환율은 하락) 1306.8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3원 내린 1316원으로 개장한 뒤 낙폭을 키워 장중 1304.65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엔화 가치가 오르면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에 강세 요인이 된다.

엔화 가치를 끌어올린 건 BOJ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출구 전략을 시사하면서다. 7일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 "연말부터 내년까지 (업무가) 한층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뒤 금리를 0%로 유지할지 0.1%로 올릴지, 단기금리는 어떤 속도로 올라갈지 등은 경제와 금융 국면에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하루 전날 히미노료조 BOJ 부총재도 "일본은행이 금융 정상화를 단행했을 때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비교적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침내 플러스 금리가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풀이했다. BOJ는 2016년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도입해 10년물 국채금리 상한선을 정해 놓고 시장 금리가 이보다 높아지면 BOJ가 국채를 사들여 금리를 낮춰왔다. 지난 10월에는 단기금리를 연 -0.10%로 묶어 두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상한(1%)을 초과하더라도 일정 수준 용인하기로 했다.

엔화 강세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달러화 약세 요인이면서, 엔저(低)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미·일 금리 차를 좁힌다. 미국은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둔화하고, 노동시장 냉각 신호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예상하는 긴축 종료 시점이 앞당겨졌다.

WSJ은 "일본이 통화 정책에서 벗어나는 것은 이러한 정책을 도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실험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엔화의 변동은 단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고 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BOJ가 내년 1~4월 긴축 정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YCC 정책을 우선 폐지하고, 이후 단기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견해가 많다. BOJ가 이달 18~19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에서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응형
LIST